김교식 前 여가부 차관 "그림으로 '정신수양'…화가로 제2인생 살고 있죠"

입력 2022-03-28 17:58   수정 2022-03-29 00:26

“붓을 드는 게 곧 사색이자 명상입니다. 풍경을 그릴 땐 당시의 느낌을 곱씹어 보고, 사람을 그릴 땐 그 사람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죠. 그러면 어느새 마음도 차분해지고요. 뒤늦게 그림에 푹 빠진 이유입니다.”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사진)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는 일은 ‘그림 그리기’다. 은퇴 후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그의 방은 화실처럼 물감 얼룩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평소 입는 옷들도 가끔 물감이 묻곤 한다.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제 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여가부 차관까지 정통 관료로 30년을 살아온 김 전 차관. 그는 다음달 말 개인 전시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화가 데뷔’를 한다. 개인전을 앞두고 50여 점의 그림 중 출품작을 고르고 있는 김 전 차관을 최근 서울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전 차관이 그림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2011년 공직에서 은퇴하면서부터다. 갑작스럽게 여유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현직 시절 관악산을 넘어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을 정도로 ‘운동광’인 그에게 차분히 앉아 그림을 배우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스케치·데생부터 시작해 수채화, 유화 그리는 법까지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2019년 말에는 가치창의재단 회장으로 취임해 산업에 예술을 접목하는 지원 사업 및 신인 예술가 발굴 사업에도 나섰다.

그는 “처음에는 성악을 배워보고자 했지만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그림을 제대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며 “그림은 타인에게 초상화도 그려줄 수 있고, 나눔도 할 수 있어서 그림 공부에 더 끌렸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의 작품 중 상당수는 풍경화다. 평소 여행을 즐기는 만큼 당시의 추억을 남기려 그리기 시작하면서 빠져들었다고 한다. 가장 아끼는 그림으로 꼽는 ‘만선의 꿈’은 강릉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한 폐선을 보고 받은 느낌과 상상을 더해 담아낸 작품이다.

김 전 차관은 “젊을 적부터 등산을 무척 좋아했는데 그림을 배우고 난 뒤에는 등산할 때 늘 수첩을 들고 가 맘에 드는 풍경을 스케치한다”며 “제가 받은 행복한 느낌과 편안함을 다른 분들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어 그림을 꼭 남기곤 한다”고 했다.

공직 퇴임 이후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여가부 시절 맺은 인연이 배경이 돼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장으로 6년간 활동하면서 다문화가정 청소년과 탈북 청소년을 도왔다. 개발도상국에서 의료 봉사를 하는 글로벌투게더 이사장도 맡고 있다. 특히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전해 듣고 더욱 사회공헌 활동에 매진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은 “화가로서는 주변 사람들과 그림으로 일상 속의 행복을 나눠보자는 소박한 목표를 잡았다”며 “인물화와 초상화를 그려 나눠주는 것도 또 다른 목표”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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